폴 고갱의 유명한 그림 제목이자 철학적 질문인 <우리는 어디서 왔고, 우리는 무엇이며,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는 유한한 인간의 실존에 대한 고민과 함께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깊은 성찰을 갖게 합니다. 그렇기에 세상에 던져진 생명이 가지는 운명과 목적, 그리고 인간으로서의 정체성 등에 대해 생각해 보면 근본적인 인간 존재의 의미와 조건에 대해 생각하게 됩니다.
세계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 우리 주변을 둘러싼 모든 사물과 환경들, 그리고 수많은 인간관계들 사이에는 미시적으로 변화가 일어나고 있으며 그로 인한 결과가 축적되어 운명이 바뀌고 삶의 방향이 바뀝니다. 그것은 원인과 결과일 수도 있고 인생의 기나긴 여정에서 보면 하나의 나비효과일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생각의 바탕 아래 이번 전시에서는 우리가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 즉 세상과 인간에 대한 철학적 사유와 은유적 상징을 'From ~ to ~'라는 제목으로 나타내고자 하였습니다.
두 장의 사진을 이용해 한 장은 From에, 또 한 장은 to로 나타내고자 하였으며 그 사진들은 작가들을 통해 시간과 역사의 변화를 보여주기도 하며, 때론 영혼과 마음의 성장을 나타내기도 하며, 장소와 공간의 시각적 조형성을 나타내기도 했습니다.
사진을 시각언어라고 하여 소통 가능하다고도 하지만 사실 어떤 사진은 말이 없으며 심지어 메시지 역시 모호할 때가 많습니다. 그것은 전달자와 수용자의 시각 경험의 차이일 수도 있고 전송 방식의 문제일 수도 있습니다. 특히 상징성을 사진으로 나타낼 때 그러한 경우가 더 많기에 비록 완전히 메시지를 받아들일 수 없다 하더라도 송신자가 보내는 작은 소리가 무엇인지 귀 기울여 들어보시면 아마 사진이 다르게 보일 것입니다.
크고 우람한 울림은 아니지만 길게 남는 여운을 드리고 싶습니다. 마음속 깊이… ■ 조 용 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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